그녀 이야기

우울한 수요일

misfortune4 2013. 5. 22. 11:41



단발적인 생각들.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들을 보면 공부하는 기쁨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거리를 다니며 무언가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볼 때 나도 저것들을 판매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빵이던, 와인이던, 치즈이던간에 취향을 파는 일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날 적은 확률부담을 안고

뚜렷한 취향이 존재하지 않는, 막연한 동경만이 있는 상태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려는 적극성을 띄어야 할 것인데

나로선 그런 사명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장사치의 계산 또한 나와는 먼 일이다. 

하지만 내가 만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팔아야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럴 때 파는 일은 확실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파는 일이 목적이 되는 것은 내 기질상 해낼 자신이 없다. 

어제 상수동의 한 옷가게에서 charles david의 신발을 설명하던 여자는

'우리 옷가게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옷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같은데 무슨일을 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디스플레이된 아이템들이 제법 탐이나는 그 옷가게는 늘 문이 닫혀있어 도무지 구매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여자는 디자인 작업을 하는 여자 같았다.

부러웠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가게. 

그 가게가 돈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는 말 못한다 해도 그만큼 확실한 목적이 있는 가게가 또 있을까?

가게라는 말 자체의 상업성을 무색케함으로 뭔가 더 매력으로 다가왔다. 



*


와인의 생활화가 되었지만 별로 행복하지 않다. 그것을 즐긴다는 것은 그것의 메인에 이르러야 하겠지만 내 소득수준으로 마시는 술들은 

취향마저도 한정시킨다. 그리고 생활이 그리 녹록지 못하다면 와인의 풍미를 가슴깊이 느끼며 늘 새로운 와인에 도전하는 그런 마인드가 

형성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


손호영의 애인은 왜 자살했을까. 

내 죽음이 누군가에게 큰 절망과 당황이 될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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