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나에게 일어나는 변화들에 민감하자

misfortune4 2020. 12. 27. 11:59

아줌마(엄마)가 되면 자신을 판단하는 기준을 잃어버린다. 

그것을 망치는 것은 자식과 티비이다. 

그녀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을 보기를 포기하는 순간, 스스로를 향한 모든 잣대를 잃어버린다.

 

나 역시 고양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었다.

나 역시 그 엇비슷하게 가는건 아닐까 늘 의심한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그것만이 나의 살길이기도 하다-지금까지 나를 믿어서 된 일이 무엇이 있었나 싶다.

 

모든 것을 망쳤다.

망쳐가고 있는 것을 모를리 없었으나

나를 믿었다 바보같이.

 

어리석어 너는.

이라고 늘 어려서부터 엄마는 나를 때리며 말했다.

 

나는 어리석은 점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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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돈으로 미리 사놓았던 싸구려 와인 두병을 쉬는기간 홀짝대며 맥주와 섞어 먹어가며 다 털었다

 

어쩔수없이 커피를 마신다. 나에게 커피란 회사에서 일하기 위한 도구가 된지 오래다. 그 향을 즐긴지 너무 오래된 느낌이다. 

 

나름 집에서도 먹을만 했다. 용기를 낸것치고 덜 끔찍했다. 구수한 것이 편의점의 군고구마 냄새가 나기도 한다.

 

뭔가 집에서 술만 먹다가 푸근한 느낌이 든다.

 

이건 내가 원한 느낌은 아니니, 먹고나서 맥주로 다시 입가심을 해야겠다.

 

낮에 고양이들과 낮잠을 자다가 안좋은 꿈을 꾸어서 기분이 별로였다.

 

편의점에서 뭘 사니까 공짜로 준 메로나를 먹고 나니 좀 기분이 나아졌었다.

 

전엔 뭘 줘도 알바생에게 다시 되돌려주며 드시라고 하길 일쑤였는데, 요즘은 안먹어도 다 가져와 쟁여놓는다.

 

내 인생에 쟁여놓는다는건 와인밖에 없었는데,

 

오빠가 가끔 가져다주던 음식들 말고는 없었는데

 

처음일어난 일이다. 고양이 캔 값, 장난감값, 간식값을 위해 아끼고 또 아끼고, 먹기 싫어도 그냥 배채우려고 먹는다.

배고픈건 끔찍한 일이니까.

 

살이 쪄도 스스로를 용서하기 시작했다. 

군살을 용서할수없었던 나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고양이가 4마리가 될동안은 제정신은 아니었지만

모든 고양이를 구조하고 싶은 욕구에도 시달렸지만

매일 고양이 구조 입양글을 보며 밤잠도 못잤지만

 

이젠 이 아이들을 잘 키울 생각만 하고 있다.

 

나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받아들이고 예전의 잘못된 삶으로 돌아가지 않는 길만이

 

그나마 나에게 남은 삶을 덜 불행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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