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일요일 아침

misfortune4 2013. 9. 15. 07:16



일요일 아침 5시

어젯밤 켜놓은 TV 속 LPGA선수들은 여전히 재방송 되다. 돈좀 번 선수들을 위주로 편집하는 생방송과

그에 대한 아무런 편집권도 없는 재방송의 다른 조건속의 복사방식은 좀 우습다.

트위터를 한다,

각종 출판사를 팔로우 했는데, 그들이 리트윗하는 것들은 거의 자신들이 출판한 작가에 대한 팬심어린 글들이다.

각종 영화사/영화관을 팔로우 했는데, 그들이 리트윗하는 것들은 거의 자신들이 수입/상영한 영화에 대한 감동어린 글들이다.

트위터에서 관심얻는 길이 눈에 선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들갑. 그리고 무례할정도의 넓은 오지랖, 그리고 자신이 꽂힌 사항에 대해

'인간적'인 '보통'명사로, '보편적'인 가치로 포장하는 사이비작가적 능력. 되겠다. 


토요일 저녁에 오빠와 헤어지고 나면 늘 과일을 좀 먹다가, 아니면 술을 먹고 이기지 못해 음식을 해먹고는 다 토해버리고 울다가

TV를 틀어놓은 채 일찌감치 잠이들고 만다

울다 잠이 든지 너무 오래되어 스스로도 진부한 느낌이 든다.

여튼 모든 것을 잊은 듯이 10시간 정도를 자는 토요일밤은 그렇게 모든 놀이와, 설렘을 뒤로 한 채

나를 슝-하고는 일요일 새벽으로 데려다놓는다.


엄마와 일요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요일 새벽에 드라마 다시보기를 본다. 다들 왜 저렇게 진지한 건지 알 수가 없는 연기들을 하고 있는 

카메라앞의 성형을 거친 배우들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연기들이 어떤 몰입도 방해하니,이건 연극보다 더한 소격효과이다.

투윅스와 결혼의 여신에 대해 얘기를 건네야 하는데, 그나마 결혼의 여신이 나은 듯 하다.

자신이 배신한 남자가 자살시도 끝에 불구자가 된 사실을 안 여자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꾸고 눈물을 흘린다. 

저 여자의 집에 있는 커다란 '그냥 곰'은 그 여자가 소중한 것이 있는 여자임을 보여준다. 

저 여자는 결국 변화할 것이다.

너무 가볍다. 

복수라는 것이 시작될 때, 사람은 부서질 듯 가벼워지는 것이다. 감동과 분노가 종이 한장 차이가 될 때, 내가 살아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까.

한없이 안정적인 것에 기대고 싶은 마음은 여성 누구에게나 있는 본능이겠지만

그것을 찾아가기까지의 여정이 험난한 것을 보면, 그녀가 정말 원하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반문이 든다.

불안은 존재이다.

불안이 없으면 존재는 없다.

의식이 있다면 불안하고, 그것은 살아있다는 현재이다.

내가 의식이 사라질 때, 나는 불안하지 않으며 어떤 일에도 충격받지 않는다. 

내 몸이 원하는것이 사라질 때, 그것은 불안하지도 평안하지도 않다. 

그냥 무이다. 

교회-인간적인 세상에서는 무-없음을 죽음과 연관시킨다.무언가 있을때에만, 즉 유의미를 찾아다니는 일에 구원의 행위를 덧씌운다.

무는 죽음인가? 인간은 정말 무를 견디지 못하는가.

인간-나 라는 현존이 이미 유 이므로. 그런것일까. 

엄마는 아빠에게서 딸둘을 낳았지만 그들을 몰라 불안해했다. 그러다 언니의정신이 멈추면서 그녀를 통제할수있는 능력이주어졌다.

그녀에게 처음있는 일이다. '나는자식을안다'고 말할수있다. 는 어미의 안심. 불안의 제거=어미에게 편승된 딸의의지.뇌.

어떤 선배가 아랫사람들이 나에게 맞추며 과잉반응을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신이 떠날 때라는 증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걸 보지 못하는 선배는,이제 늙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엄마도,아빠도 원래 젊은 시절부터 조금은 늙어있었던듯하다. 

나는 젊은 의식을 그들로부터 단한번도 본적이없다. 

내가그들로부터 독립하려던 것이 바로 그들의 늙은의식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내 의식은 어떤가

내 의식은 젊지도 늙지도않은 '무'의상태이다.

나는 의식이없다. 의식을가진다는것이 또 사회와정치의어떤 편협한 면에 꽂혀 오류를 범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인지가 지겹게 느껴지고

혐오적,허무적으로되었다. 나는지금이세대,이시대,내위치에 이러한 변화가 필연적이라고 생각이든다.

그렇지 않은 사람을볼 때, 기본적으로 자연스럽지 않음에서 의지를 느끼거나, 어떤 오래된 특정의식의주문, 혹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매우 고상한이론으로 둔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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