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443

칼부림 당하는 꿈, 그리고 나의 과거

너무 무서운 꿈을 꾸었다. 연휴 첫날 밤이었다. 나는 대학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강의실에서는 나를 쫒아다니는 남자가 있었고 그의 한 손엔 늘 칼이 쥐어져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그 사람을 만날까봐.. 그를 강의실에서 만나는 날이면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손을 꺼냈고, 그의 손엔 늘 칼이 있었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나를 칼로 공격했다. 강의실에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말렸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가 나를 왜 공격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내가 저 칼에 맞지 않아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반복 또 반복이었고, 그는 어디서나 출몰했다. 내가 다니는 대학 캠퍼스는 바닷가에 위치해있었다. 나는 종종 바다 수영을 하는 꿈을 꾸곤 했는데, 그곳은 마치 이전 꿈에서 바다 수영을 마음껏 하던 그곳 같았..

그녀 이야기 2022.01.30

옷을 나르는 꿈

꿈에서 내가 예전 교회친구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사를 가기로 했다. 내 옷장에 있는 옷만 가져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이게 다 니옷이라며(너가 우리집으로 올때 가져온 옷이라며) 옷방을 열어 행거를 꺼내기 시작했다. 끝도없이 밀려나오는 행거들 모든 옷이 컬러별로 착착착 갖춰져 있었는데 그 양이 실로 어마어마했다. 어떤 옷가게보다도 많았는데 소재별 컬러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친구는 이거 전부 가져가야한다고 했고 사람들이 와서 도와주기 시작했다. 수십개도 넘는 행거에서 끝도없이 옷을 빼, 팔에 걸어 넘기고 넘기고 넘기고 나니 또다른 행거무더기가 나왔다. 그것은 내가 20대에 입던 옷들로, 조금 낡아보였고 보풀이 꽤 나있었다. 이역시 너무 정리가 잘 되있었다. 나는 그것까지 가져갈수가 없..

그녀 이야기 2022.01.26

또, 똑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진다면

불행하고 끔찍한 일이 반복됨을 눈치챈 순간 나는 그 순간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행동한다. 내게 더 이상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것이라고 온 힘을 다해 정신을 다스린다. 하지만 그 일은 일어났다. 나는 부정한다. 그리고 저항한다. 몇일이 지나면 자기 최면도, 자기저항도 떨어진다. 나는 그 일을 그 후에 맞이한다. 그리고나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나의 패턴은 언제나 똑같다. 그만큼 나에게 불행한 일은 반복적으로 다가왔고 나는 결국 방어하지 못한 채 정신승리를 하려다 무너졌다. 나에게 또 오랜 시간이 필요함을 눈치챈 순간 나는 한없이 무너졌다. 절망스러웠다. 다만 40대 중반이 들어 달라진건 이미 삶에서 울어야 할 눈물을 다 흘린건지 많은 눈물이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냥 생각을 멈추고 싶었다 더 상처를 내는..

그녀 이야기 2022.01.26

월요일

오빠와의 가족을 꿈꾼적이 있었다. 우리가 낳은 아이라고 재키를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그 당시 행복했다 지금은 고양이들과 가족을 꾸렸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묻는다 사람의 빈자리를 동물이 해결해주진 않는다 결국 사람이 행복해야 동물도 행복하다 아이들의 눈망울은 말한다 나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 아이들은 언제나 행복할 준비가 되있다 내가 행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인간은 스스로 행복을 구해야한다 인간은 스스로 해소해야하고 스스로 극복해야한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존재는 바로 인간이다

그녀 이야기 2022.01.17

너무 무서웠다

꿈에서 단비를 잃어버렸다 2층버스 2층에 탔는데 바람이 불어 나와 단비가 날아갔다 나는 간신히 구조됐으나 단비는 어디서도 찾을수가 없었다 꿈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늦었는데, 발이 움직여지질 않아 출근길에 땅을 기어서 갔다 너무 비참하고 괴로웠다 점심시간에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나만 움직여지지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회사가 저 앞에 있는데 발이 옴싹달짝을 못했다 사람들은 유유히 내 앞을 지나갔다 아직도 몸이 여기저기 굳어있는 느낌을 받는다 꿈이 이토록 무서울수가 있구나 해소가 되지 않아 과자를 집어먹었으나 소용이 없다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 뭐든 맛있는 걸 먹고 이 기분나쁨을 해소하고 싶지만 돈이 없다 괴롭다 고양이 밥은 많다 다행이다 라면을 사다 먹어야겠다 천원도 안하는 라면들이..

그녀 이야기 2022.01.09

일요일 새벽

잔나비-나는 볼수 없던 이야기 나란 존재에 대해 절망하고 무시하고 그러고나면 또 시달리고 그 자학과 슬픔의 반복이 지속되어 마흔네살의 내가 되어있다. 아름다움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진 내 모습이 사랑스러운 건 고양이들 뿐 인간들에게는 견딤만 있을 뿐 견디는 과정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인간성 어쩌구 사람에게 무언가 있다면 동물과 다른 이성과 감성이 있겠으나 그것은 동시에 그만큼 타락할수도 있다는 것 영혼이 있다면 더욱 더 타락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가능성을 연다면 더 마음이 가는 건 동물이다. 와닿지 못하는 언어 감성 이성 논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슬프게 하지 않는 나의 고양이들을 나는 선택하였다. 물론 나는 슬프다 우울하고 힘들다. 하지만 그것의 원인을 그들에게서 찾지 않을 수 있기에 나는 사람하..

그녀 이야기 2021.12.19

또 병원을 옮기다

대화, 상대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 편지, 자신의 말을 상대를 정해 하는 것 병원을 또 바꾸었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신림동으로 왔다 프리스틱을 보유한 곳을 수십통전화를 돌려 찾았다 이 의사는 약간 소극적인 태도의 사람이며 대화라기 보다는 편지를 쓰듯 자기 얘길 하고 내가 입을 열면 입을 닫았다가 다시 자기얘길 하였다. 조금 낡아보이는 병원이었고, 그게 오래 병원을 하며 환자들을 수백명은 대했을 그의 메뉴얼같았다. 그냥 여기서 프리스틱을 타다 먹으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약을 끊으려다 폭력사건까지 휘말리고 조증까지 진단받고 너무 힘들었다.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까? 내가 살던 신림동 동네와 가까이 있는 바람에 병원을 다녀오다 예전 생각이 났다. 오빠랑 처음 만난 곳 종일 술을 마신 골목..

그녀 이야기 2021.12.17

죽었는데 계속 책이 나온다

죽었는데 계속 책이 나온다 영화도 나온다 죽은이를 기리는 방식일까 내가 아는 누군가도 죽었을까 아님 살아 있어서 아무것도 내지 않는 걸까 무소식이 정말 희소식인 걸까 나는 유교적으로 패륜아다 오은영박사의 프로를 보니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주변에서 그렇게 만들면_나는 그게 그냥 싫은데 싫어하면 안돼, 나는 그냥 그게 미운데 미워하면 안돼라고 강요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길을 간다고 한다 그게 스스로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 이야기 2021.12.13

힘든 시간이 지나가기를... 외면하지 말기를.

약을 바꾸고 나서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계속 들떠있고 뭔가 불안정한 기분이 지속된다 그래서 자꾸 뭔갈 먹게 된다 하지만 프리스틱으로 버틴 긴 시간의 우울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쩔수없는 선택이다(라고 선생님이 그러셨다) 생각해보면 뭔가를 바꾸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자꾸 예전것이 생각나고 돌아가고픈 충동이 든다 오늘도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다 가장 마음이 무거운 것은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써주지 못하는 내 상태이다 내 한몸 다스리기 어려운 느낌이 지속되면서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다하지 못하였고 이상하게 먼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럴땐 휴가를 내서 하루종일 아이들과 같이 있어주면 좋으련만 오늘은 백년만의 회식이고 내일은 샘들 휴가를 주었다(술먹은 다음날은 늘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왜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살아가는 ..

그녀 이야기 20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