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443

모순덩어리들..

인간들은 죄다 병신같에 왜 그렇게 살아? 그런 꼬라지로 그런 행동을 하면서 왜 정상적으로 잘 살지? 문 쾅쾅닫고 문 벌컥벌컥 열고 남의 물건 막 만지면서 왜 젤 잘살아? 지하철 공짜로 타면서 왜 젤 당당해? 꼴릴 땐 지 멋대로 해놓고 왜 이제와서 정상인 척 해? 남 괴롭히는 것들이 왜 젤 자신감 만땅해? 누군가 망하면 은근히 위안받는 것들이 왜 티비보면서 울어? 위악 그 자체 = 인간 넌 아니야? 난 거지같은 꼬라지라서 비정상으로 살고요 문 살살닫고 열고 남의 건 손도 안대면서 죄진사람처럼 살고요 지하철 돈내고 타면서도 자리엔 앉지도 않고요 꼴릴땐내멋대로 해서 비정상이라고 외치고요 남 괴롭혀서 자신감없고요, 남 괴롭히지 않았어도 내가 괴롭힘당했어도 자책하고요 누군가 망하면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할뿐 위안받..

그녀 이야기 2022.09.27

완전히 망가지진 않았지만 거의 망가진

,식욕 조절이 안된다. 위가 너무 늘어나고 먹었다 안먹었다를 반복하고 식이장애와 와인중독이 오래된 탓이다 어렸을 땐 뚱뚱했다 언니가 아주 어려서부터 날씬해지는 것에 관심이 지대해서 나에게 자기 밥을 다 먹였다 밥을 안먹으면 엄마한테 혼나니까 나에게 먹이고는 내 성적표를 안일르겠다는 조건으로 나는 공부도 못하고 뚱뚱했다 혼자 서울에 와 외대를 다니다 반수를 하면서 노량진 첫자와 막차를 타며 돈도 없고 너무 힘들어 살이 저절로 빠졌다 대학가서는 또 살이 쪘다 부모가 나를 학대하는것도 모자라 돈도 안주어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굶다 보니 다시 살이 빠졌다 예수님을 만나고 행복해서다시 살이 쪘다 교회를 다니다 인간들이 역겨워서 다시 살이 빠졌다 내 인생은 계속 들쑥날쑥이었다 한동안 살이 빠지고 마르다 요..

그녀 이야기 2022.09.19

사랑하지 못하는 여자

부부상담을 주로하는 여자의 유튜브를 보다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 사랑받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컨텐츠를 보았다. 여자는 퍼주기만 하다가 남자가 질려서 도망가면 나쁜놈이라고 욕을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여자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절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일방적이고 증폭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과 행복에 취한 상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것을 몰랐던 것 같진 않지만 그렇게 행동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나와 사적으로나, 감정으로나 얽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어찌보면 참 쉽다. 그들이 나를 사랑할리가 만무하니까. 그런데 어떤 감정으로, 사적으로 얽..

그녀 이야기 2022.09.11

긴잠과 꿈

이창동의 가상의 영화가 개봉을 했고 나는 사람들과 그 영화를 보고 마치 매그놀리아같은 영화였는데 결말을 보고 이건 가짜다 라고 말했는데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이 영화의 초반은 정말 좋았다-매그놀리아보다도 훨씬 괜찮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들이 얼키고 설키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촘촘한 구성과 이야기의 짜임새는 꽤 매력이 있었는데 결말로 흐르다보니 이 것이 어떤 '감동'의 지점으로 흐르기 시작하고 그 촘촘히 짜던 것의 목적을 잃어버린 듯 갑작스럽게 화해와 용서와 눈물이 남발되었다. 세상에서 '해결'되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왜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서 무언가를 결론지으려할까 그 과정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것에 우리의 사고를 열어주는 것에 의미를 두지 못하는 것일까 왜 스..

그녀 이야기 2022.08.28

안겪어도 되는 일

출근하지 않았으면 안겪어도 될 일들 안씻고 담배쩐 앞남자의 코를 찌르는 냄새 아저씨들의 뱃살 사이에 낑겨서 가기 여자들의 각진 백에 몸 여기저기 찔리기 내 어깨에 누군가가 핸드폰을 올려놓고 낄낄대는걸 참는 일 말리지도 않은 젖은 머리를 두손으로 계속 쳐내며 옆사람에게 머리싸대기 날리는 미친년들을 참는 일 젊은 여자옆에만 꼭 와서 몸을 붙이는 늙은 병신새끼들 짧은 치마만 보면 눈돌아가는 할배새끼들 길막고 공사하면서 공지도 없는 노숙자공사인부새끼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벗고 코푸는 오리궁뎅이 레깅스년 아무데서나 코파고 재치기하는 남자새끼들 나무있는 곳을 찾아가 한숨돌릴 때 담배피며 가래침뱉는 새끼들 아침부터 라면끓여먹으며 냄새풍기는 미친새끼들 더러운바닥 피해가며 하이힐로 걷는 노동 거칠고 투박한 인간들의 동선을..

그녀 이야기 2022.08.26

살의

사람을 한번만 죽여보고 싶다. 나에게 쭉 찢어진 눈을 흘기며 친구에 내 욕을 해댄 미친년을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나고 싶다. 밑으로 밀어버리게. 나를 쳐다보는 더러운 늙은 남자들의 목덜미를 도끼로 찍고, 눈깔을 포크로 찍어버리고 싶다. 나를 치고다니며 반말하는 늙은 여자들의 상판때기를 돌로 찍어버리고 싶다. 끊임없이 떠들고 얘기하는 이어폰으로 친구로 남자로 요상한 말투를 써대며 1초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년들의 입을 칼로 찢어버리고 싶다. 엄마와 아빠와 언니가 몰살해서 그들이 살던 10억짜리 아파트를 팔아서 예쁜 투룸짜리 빌라를 사서 고양이들과 뛰어놀고 싶다. 창문에는 숲과 나무가 보였으면 좋겠다. 새도 날라다녀서 고양이들이 심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냉장고에는 샴페인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사람을 만나도 ..

그녀 이야기 2022.08.25

늦여름에

퇴근길 과일가게에서 산 자두 한개를 베어물자, 알알이 터지는 과즙과 신맛에 여름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시절, 청소년시절, 20대시절의 여름추억은 거의 교회에서의 것이다. 가족이 함께 갔어도 결국은 교회사람들과, 교회의 프로그램과 함께한 것이다. 계곡의 찬물에 수박이며 자두며 담가놓고, 실컷 물놀이를 마치고 오면 부모들이나 선생들은 시원해진 과일을 꺼내어 주었다. 그 상큼하고 시원한 첫맛이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뜨겁고 더운 날에도 수풀이 우거진 계곡 밑 찬물에서 놀고 과일을 먹으면 너무나 시원했다. 바다 수영도 하고 싶고 계곡의 차가운 물에 세수도 하고 발목도 담그고 싶다 오빠와의 추억이 있다. 교회의 추억말고는 오직 그것 뿐이다. 나를 데리고 참 많은 곳을 가주었다. 그는 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녀 이야기 2022.08.21

가위눌리는 날

가위눌리는 날은 무섭다. 내가 보고 기억한 이미지가 꿈 바깥의 소리와 겹쳐진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란 것은 없다. 꿈속에서 계속해서 신경을 거슬리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울렸고, 내가 처한 상황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을 죽였는데도 계속해서 소리는 옮겨다녔다. 살아있지 않은 것도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 예를 들면 바람에 움직이는 막대기 시계추 전기밥솥의 칙칙대는 소리 다리미의 딱딱소리 망가져서 굴러다니는 철조각들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 나는 계속해서 움직이는 무생물들을 못움직이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최후 수단으로 두꺼비집을 내리자 일순간 조용해졌다 안도의 한숨을 쉬자마자 다시 스물스물 소리가 들렸다 밥솥을 열어보니 구더기들이 들끓고 있었다 나는 구더기를 죽이기도 전에..

그녀 이야기 2022.08.05

나와 닮은 사람

나는 모든 사람이 죽지 않고 반드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음은 자신의 삶과의 단절이자 삶이 맺어주는 관계의 단절이다. 죽음은 내가 살면서 접촉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분리시킨다. 나는 자신이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음 또한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을 사람들에게 주장할 생각은 없다. 사는 동안에 단 한 번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매일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매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행복하게 죽고 싶다. 행복하게 죽고 싶어서 매일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더 이상 살아가지 않기로 숙고하여 신념을 가지고 결정했을 때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죽..

그녀 이야기 2022.07.21